진화생물학 - 고릴라의 가슴치기 과시의 과정

고릴라의 가슴치기 과시의 과정

고릴라와 침팬지의 과시들 뭍에 사는 동물 가운데 단일 과시로서 가장 복잡한 것은 아마도 진화적으로 보아 가장 발달한 유인원인 고릴라와 침팬지가 될 것이다. 그 유명한 고릴라의 가슴 치기 과시 chest-beating display는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그나마 단지 등이 흰 silver-backed 우위 수컷에 의해서만 행해진다. 셸 러 Schiller(1965a)에 의하면 과시 전체는 9개 동작으로 이뤄지는데 그중 1개 또는 2개나 그 이상의 조합으로 진행되기도 한다. 조합으로 이뤄질 때는 다음과 같이 예측 가능한 순서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. 1) 먼저 고릴라는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서 2-40개의 분명한 소리를 내는데 처음에는 분명하다가 박자가 빨라짐에 따라 점점 흐려진다. 2) 이 소리는 고릴라가 부근의 식물에서 잎이나 가지를 따내어 무슨 의식화 나 된 것 같은 동작을 쓰면서 입술 사이로 넣을 때마다 중단된다. 3) 이 과시가 절정에 다다르기 직전에 고릴라는 뒷다리로 서서 수 초간 직립지 세를 취한다. 4) 이렇게 일어서는 사이 고릴라는 흔히 식물을 한 줌 따서 위 또는 옆이나 아래로 던진다. 5) 이 과시는 드디어 가슴 치기로서 절정에 이른다. 이때 고릴라는 굽힌 두 팔을 옆으로 벌리고 주먹을 약간 오므린 상태에서 교대로 2-20번 가슴을 친다. 이때의 치는 동작은 매우 빨라서 1초에 10번쯤 된다. 고릴라는 가슴뿐 아니라 자기의 배와 넓적다리를 치기도 하고 또 나뭇가지나 줄기를 치기도 한다. 6) 가슴 치기를 하는 동안 때로는 발로 허공을 차기도 한다. 7) 가슴 치기를 하는 동안이나 가슴 치기를 한 직후에 고릴라는 옆쪽으로 뜀질을 하는데 처음에 두 다리로 몇 발짝 간 후 네 다리로 3-20ｍ 또는 그 이상을 달린다. 8) 이렇게 뛰는 사이 고릴라는 한쪽 팔로 식물들을 훑고 키 작은 나무들을 찰싹 치기도 하며 나뭇가지를 흔들거나 때로는 나무를 부러뜨리기도 한다. 9) 이러한 과시의 전체 동작은 맨 나중에 한쪽 손바닥이나 두 손바닥으로 땅을 땅땅 치는 것으로 끝난다. - 이러한 과시는 광고와 위협을 목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다. 그리고 이것은 수컷이 또 다른 수컷을 만나거나 다른 고릴라 떼를 보게 될 때 가장 흔히 일어나고 같은 떼 속의 어떤 다른 고릴라가 과시를 시작했을 때도 일어남을 볼 수 있다. 그러나 이 과시는 놀이하는 도중에도 일어나고 또 가끔은 관 찰 자가 보기에 분명 어떤 외부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나타남을 볼 수 있다. 이보다 더 이상한 것으로 침팬지 떼가 보여주는 카니발>을 들 수 있다. 가끔 낮이나 밤 동안 예측할 수 없는 시간에 침팬지 집단들은 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요란한 소리를 낸다. 즉 땅 위를 뛰어가거나 나뭇가지와 가지 사이를 그네 타면서 큰소리를 최대한으로 지르며 나무들의 줄기와 버팀목을 손으로 탕탕 치고 가지를 흔든다(Sugiyama, 1972). 이때 이를 보고 겁에 질 린 사람은 마치 자신이 무법천지에 있는 느낌이 든다. 고릴라의 가슴 치기와는 다르게 침팬지의 합창은 공동체 유지의 성질을 나 타낸다. 즉 다른 동물에게 겁주거나 분산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흩어진 동물을 더 떨어지지 않게 유지할 뿐만 아니라 더 가깝게 만드는 것 같다. 그러나 대개 이들이 이동할 때나 어떤 섭식 장소에 처음으로 모여들었을 때 극도의 흥분상태가 일어난다. 그런데 스기야마 Sugiyama와 레이놀즈 Reynolds에 의하면 이것은 부분적으로나마 다른 침팬지들을 새로 발견된 과실나무에 못 이도록 유인하는 데 쓰인다고 한다. 그러나 이에 대한 증거는 빈약하고 이 과시가 전혀 예기치 못한 엉뚱한 기능을 할 가능성이 있다.